게시글 검색
함께 만드는 행복한 경남Ⅱ ⑮ 밀양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
K-localfood (localfood) 조회수:1080 14.43.135.107
2014-06-08 14:43:00
 
 
 
 

밀양시 초동면사무소 앞 허름한 2층 건물에는 ‘밀양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이라는 조그만 간판이 달려 있다. 이곳에서 주진호(51) 대표와 직원 5명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모아 꾸러미 형태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판매하는 농산물에는 ‘착한 농부 꾸러미’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소박하고 진솔한 농부의 마음을 담았다는 뜻이다.

법인 운영 형태는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각종 신선 농산물을 꾸러미에 담아 도시 소비자인 꾸러미 회원들에게 택배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꾸러미 안에는 보통 8개에서 10가지 제철 농산물이 들어간다. 그중에서 국내산 콩두부, 콩나물, 유정란 등 3가지 품목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국내산 콩두부는 일반 공장에서 만든 두부와 맛이 다르다. 집에서 만든 손두부처럼 탄탄하고 맛이 좋다. 콩나물도 마찬가지로 맛이 다르다. 그래서 이 품목은 시장보다 조금 비싸지만 품질이 좋다.”

주 대표는 꾸러미에 넣는 상품을 고를 때 신중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그는 달걀을 고를 때도 10군데 이상 둘러보았다고 했다.

“밀양에서 제일 좋은 달걀을 고르기 위해 밀양내 양계장이란 데는 다 돌아보았다. 그러다 밀양 감물리 해발 600m에서 닭 500마리를 키우는 곳(사회복지법인 선주원 운영)을 찾아냈다. 여기서 나온 달걀은 모두 자연방사된 유정란으로 대부분 부화가 된다. 닭장에 닭똥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건 닭들이 돌아다니면서 운동한다는 뜻이다.”

나머지는 대파 상추 무 배추 고구마 당근 단감 사과 배 등 제철 농산물로, 보통 4~6종이 들어간다.

“감 같은 경우 저장창고에서 숙성시킨 게 아니고 전날, 또는 당일 딴 감이다. 농민은 그날 그날 수확한 걸 바로 팔아서 좋고 소비자는 신선한 걸 바로 받을 수 있다. 소농을 직접 연결 해 밭에서 키운 것을 바로 받는다.”

꾸러미 회원은 현재 150명이고 대부분 부산, 창원 등 대도시에 거주한다. 회원에게는 월 2회 아이스박스 택배로 꾸러미 농산물이 배달된다. 월 회비는 5만5000원이고 3개월 신청자에겐 15만 원으로 할인해 주고 있다. 내년부터 연 회원제도 병행해 운영하려고 한다.

주 대표는 “꾸러미 회원으로 오래 유지되려면 로컬푸드에 대한 가치를 먼저 공유해야 한다.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 회원으로 오래간다”고 말했다.

밀양로컬푸드는 또 도시 직거래 장터도 운영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 직원들은 매주 목요일 부산시청에서 열리는 직거래 장터에 참여하기 위해 쌀 50포대와 꾸러미 홍보물을 탑차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또 창원, 밀양 등 도내 시군에서 개최하는 직거래 장터에 밀양의 농산물을 갖고 간다.

밀양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가는 2013년 10농가부터 시작돼 지금은 50농가로 늘었다.

“농민들은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고, 소비자는 신선 농산물을 싼값에 구입한다는 것이 법인을 만든 취지였다. 유통과정이 단순해 유통마진 30~40%가 빠진다. 그걸 생산자와 소비자가 각각 10~20% 이득을 볼 수 있다. 회원에게는 반드시 농사소식지를 같이 넣어 드린다. 어떤 농민이 어떻게 농사 짓는지 소개한다.”

주 대표는 다음 카페에도 농사짓는 방법을 소개하고 회원들의 댓글을 받아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판매 후기에는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농산물이 아닌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것들이라 고향에서 먹던 맛, 부모님이 챙겨 준 농산물 맛이 느껴진다. 비닐하우스에서 대량 재배한 것과는 다른 맛이다’는 글이 올라온다고 소개했다.

“물품을 사고 파는 것도 있지만 도시 소비자와 농촌 소농의 소통의 장이 된다. 시골 부모가 밭에서 키운 것을 직접 받는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얼굴 있는 농산물’ ‘가족 같은 밥상 공동체’라는 말을 한다.”

이들은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부터 수요일 새벽까지 지역의 농산물을 수거해 수요일 오후에 발송을 한다. 신선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수요일에는 새벽에 출근한다. 로컬푸드는 신선도 면에서는 월등하다고 자신했다. 지역에서 생산돼 서울 등 대도시 집하장에 모았다가 다시 각 지역 마트로 분배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신선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방부제 같은 화학적 첨가물은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고, 채소 과일 쌀 등으로 특화한 꾸러미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법인의 매출은 2012년 첫해 1억1600만 원에서 2013년 전반기에만 3억1000만 원으로 늘었고 올 연말까지는 5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역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많이 생겼고, 관공서 납품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산 장전동과 부곡동 두 군데 로컬 푸드 직매장에 납품하고, 우리마트 5개 점포에 로컬푸드 코너를 추진 중이다.

수자원공사 밀양지사에도 지난 6월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수자공에서 밀양댐 주변 3개 마을 65세 이상 노인에게 식재료를 무상지원하는 사업을 하는데, 이걸 밀양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이 대신해 준다. 법인은 내년에 수자공 급식에도 납품을 할 계획이다.

꾸러미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전화(☏055-391-6858)나 다음·네이버 검색창에 ‘밀양로컬푸드’로 검색하면 된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사진설명] 밀양시 초동면 밀양로컬푸드영농조합 직원들이 ‘착한 농부 꾸러미’ 포장 작업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성승건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인터뷰/ 주진호 밀양로컬푸드 대표

“은행 다닐 때 농산물 판매특허 출원, 대도시 지역자활센터-법인 연계 꿈”


밀양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 주진호 (51) 대표는 농사꾼처럼 보이지 않는다. 밀양 수산이 고향인 그는 고교 때까지 농사를 짓다 동아대를 졸업한 뒤 서울과 부산에서 우리은행에 20년 이상 다녔으며 지난 2009년 부지점장으로 퇴직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은행에 근무할 때부터 ‘소득은 줄어도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고민했다고 했다. 그때부터 귀농을 구상해 2003년 ‘인터넷을 이용한 농축산물의 현물/선물 매매방법’이란 제목의 농산물 판매 특허 출원을 받는 등 구체적인 준비를 해왔다.

“특허는 농산물 ‘슬로 펀드’ 개념이다. 투자자와 농민이 봄에 미리 계약하고 가을 수확 후 받는 방식이다. 기존 밭떼기 계약은 계약금의 10%만 받으므로 혹시라도 농사를 망치면 폭삭 망한다. 그러나 슬로 펀드는 투자자와 농민간 신뢰가 있어야 한다. 양심적으로 농사짓는 사람을 알면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는 금융업에 근무할 때 부산귀농학교를 졸업하고 구체적인 제2 인생을 설계했고 퇴직 뒤 영농법인을 만들었다.

2012년 3월 법인이 출범하기까지 2년 이상 지역의 농민과 유대를 강화하고 조직화를 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또 직접 농산물 납품도 해보고 유통업체를 돌면서 장단점도 파악했다.

“우리는 얼굴 있는 농산물이라고 자부한다. 유통단계 몇 단계 지나면 출처도 모르고 먹는다. 우리는 출처를 모두 밝힌다. 이번 당근은 어느 마을 누가 어떻게 생산했다는 방식이다. 생산 현지보다 턱없이 싸게 파는 곳을 보면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중국산을 섞거나 마진을 남기기 위해 온갖 불법이 동원된다.”

그는 은행에 다닐 때 우리은행 마케팅 팀장, 우리카드 이비즈니스 팀장을 지냈고 인터넷 홍보도 담당했다. 대학원에선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런 이력을 활용해 농사를 직접 짓는 것보다 농촌과 도시, 농민과 도시 소비자를 연결하는게 적합하다고 생각해 법인을 만들었다.

자본금 5억 원 가운데 3억 원은 농지(1000㎡)로 현물출자했고, 나머지 2억 원은 주 대표와 주주인 농민 조합원이 마련했다. 그중 주 대표는 농지 500㎡와 1억3000만 원을 출자했다.

법인은 소유 농지를 이용해 올해 친환경 쌀인 향미 품종을 시범재배했고, 내년에는 생태시범마을로 지정받은 초동면 명성리 생태시범마을 내 2만㎡에 향미를 늘려 재배할 계획이다. 생태시범마을로 지정받으면 논고둥알, 친환경 농약, 친환경 인증비용 등 친환경 농자재를 구입하는 데 정부로부터 80%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앞으로 대도시 지역자활센터와 로컬푸드 법인을 연계하려는 꿈을 갖고 있다. 이상규 기자

댓글[0]

열기 닫기